여름의 불청객, 러브버그의 전국적 확산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수도권 곳곳에서 ‘러브버그’가 대량으로 출몰하며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인천 계양산 일대는 이 곤충의 ‘점령지’라고 불릴 정도로 그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충격적인 모습이 공유되며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계양산을 뒤덮은 불청객: 시각적 충격과 시민 불편
최근 SNS에 게시된 인천 계양산의 사진과 영상을 보면, 등산로 바닥은 러브버그 사체로 뒤덮여 마치 검은색 아스팔트처럼 보였고, 산 정상은 날아다니는 개체들로 인해 시야가 까맣게 제한될 정도였습니다. 일부 누리꾼들은 "벌레를 싫어하는 사람은 산에 올라갔다가 기절할 것 같다", "사실상 러브버그가 산 정상을 점유했다", "재앙 수준"이라고 묘사하며 불편을 호소했습니다.
특히 산에 설치된 데크 계단과 쉼터는 러브버그 사체가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까맣게 쌓여 충격을 더했습니다. 단순히 시각적 혐오감을 넘어, 등산객들은 "숨을 쉬기 힘들 정도", "코에 들어갈까 봐 숨도 못 쉬겠다"며 심각한 불편을 겪었습니다. 심지어 가정이나 주거지역까지 침투하여 "문 열어놓기 무섭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으며, 차량 앞 유리에도 대량으로 달라붙어 운전자들에게도 당혹감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러브버그, 그들은 누구인가?: 기원과 생태적 특성
익충인가, 해충인가? 정체성 논란
일명 ‘러브버그’로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는 사실 해충이 아닌 익충으로 분류됩니다. 암수가 짝짓기를 끝내고 나서도 며칠 동안 함께 비행하는 모습 때문에 ‘러브버그’라는 별칭을 얻었지만, 사람을 물거나 병균을 옮기지 않으며 독성도 없어 직접적인 해는 끼치지 않습니다. 오히려 유충 시기에는 낙엽과 유기물을 분해해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고, 성충이 되면 꿀벌과 마찬가지로 꽃가루를 옮겨 식물의 수분을 돕는 등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각종 어류, 새, 곤충의 먹이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시민들의 체감은 다릅니다. 서울연구원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시민 86%는 "이로운 곤충이라도 대량 발생해 피해를 주면 해충으로 본다"고 답했습니다. 떼 지어 날아드는 특성과 사람의 눈과 코, 입에까지 달라붙는 불쾌감은 익충이라는 설명을 넘어서는 ‘재앙급’의 불쾌감을 유발하고 있어, ‘이해는 되지만 용납은 어렵다’는 반응이 지배적입니다.

예상보다 빨라진 출몰과 확산
본래 중국 동남부나 일본 오키나와 등 아열대 기후 지역에 주로 서식하던 러브버그는 2015년 한국에서 처음 관찰된 이후 해마다 서식지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2022년부터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량 발견되기 시작했으며, 초기에는 서울 은평구, 경기 고양시 등 수도권 서북부 지역에 집중되었으나 최근에는 서울 전역과 경기 지역까지 확산된 양상입니다.
한 번에 200~300개의 알을 낳는 뛰어난 번식력으로 개체 수가 순식간에 폭증하며, 밝은색을 선호하고 차량의 매연 냄새를 부엽토 냄새로 착각해 유인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러브버그는 햇빛을 싫어하고 습한 환경을 좋아하는 특성을 가졌으며, 보통 6월 말부터 7월 초중순에 많이 발생하는 계절성 곤충입니다. 올해는 이례적인 고온과 장마의 영향으로 예년보다 이른 6월 중순부터 출몰하기 시작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러브버그의 생존 기간이 짧아 7월 중순 무렵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급증하는 민원, 지자체의 대응과 친환경 방제 노력
살충제 사용의 딜레마
러브버그로 인한 시민 불편이 커지면서 관련 민원도 폭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서울시의 러브버그 관련 민원은 9296건으로 전년(4418건) 대비 2배 이상 증가했으며, 경기도 광명시에서는 3일 만에 40건 이상의 방역 요청이 쇄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자체는 러브버그가 익충인 만큼 살충제 등을 활용한 대대적인 화학적 방역은 지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살충제가 생태계 전체에 해를 주거나 특정 종의 천적까지 함께 죽여 오히려 대발생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러브버그를 박멸할 방법은 없으며, 공존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친환경 대응 수칙
이에 서울시를 비롯한 여러 지자체와 전문가들은 친환경적인 예방 및 대응 수칙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야간 조명 밝기 최소화, 외출 시 어두운 옷 착용, 벽이나 창문에 붙은 개체는 살충제 대신 물을 뿌리거나 휴지, 빗자루로 떼어내기, 방충망 점검 및 보수, 차량 부식 방지를 위한 잦은 세차, 끈끈이 트랩 설치 등이 있습니다. 또한, 물 한 컵에 구강청결제 3숟가락 정도를 섞거나 주방세제 3방울을 넣어 문틈이나 창틀에 뿌리는 것도 러브버그가 덜 들어오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현재 국립생물자원관과 서울대 연구진은 빛을 이용해 러브버그를 유인하고 팬으로 빨아들이는 광원 포집기, 꽃향기가 나는 페닐 아세트알데하이드 등을 활용한 유인제 포집기 등 친환경 방제 수단을 꾸준히 연구하고 있습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시민 생활에 불편을 주는 공공장소를 중심으로 살수 차량을 투입하거나, '러브버그 특별 관리 구역' 지정을 검토하는 등 다각적인 친환경 방제 노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는 도심 속 자연을 지향하면서도 시민들의 생활권 또한 보호되어야 한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합니다.

러브버그 대발생, 기후변화의 경고인가?
인간이 초래한 변화와 공존의 필요성
러브버그의 대발생은 단순히 곤충 한 종의 문제로만 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원래 아열대 지역에서 살던 이 곤충이 한국에서 서식지를 넓혀가는 현상 자체가 기후변화의 영향력을 짐작하게 합니다. 특히 도시의 '열섬 현상'이 도심 지역에서의 러브버그 대발생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추측도 제기됩니다. 미국 곤충학회는 이대로라면 50년 이내에 동북아시아 상당 부분이 러브버그 서식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 때문에 대량 발생한 곤충들을 다시 인간이 죽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음을 지적하며, '박멸'보다 '공존'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손희정 문화평론가의 말처럼, 곤충은 생태계의 중요한 구성원이며, 이들의 변화는 꿀벌 감소와 같은 다른 종의 위기, 또는 식물 번식 부진으로 인한 식량 위기 등 더 큰 생태계 교란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해마다 무더기로 찾아오는 러브버그는 우리에게 기후변화와 생태계 균형의 중요성을 경고하는 자연의 메시지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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